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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는 신생아 시절부터 피부가 아주 약했던 아기였습니다. 위의 사진 속의 모습은 우디가 태어난 지 10개월 정도 되었을 때의 사진입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아기 '침독'이 매우 심한 모습입니다. 저 시기에 저는 아기 피부 때문에 스트레스가 정말 컸습니다. 아기 피부에 좋다고 소문난 거의 모든 로션이나 크림을 다 발라봤지만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습니다. 외출하면 모르는 사람들조차도 아기 피부가 왜 그러냐고 물어봤습니다. 저는 그런 질문이 너무 스트레스라 아기와의 외출이 꺼려질 정도였습니다. 저처럼 아기를 키우면서 아기의 '침독'이나 약한 피부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들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열심히 공부해 본 내용과, 실제 겪었던 경험을 통해 이 약한 아기 피부를 어떻게 보살펴 왔는지, 그리고 23개월이 된 지금의 우디는 어떤 피부인지 공유하려고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1. '침독'이 생기는 이유
우선 우리가 흔히 부르는 '침독'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침의 성분이 독하기 때문에 구강기의 아기 피부에 그 침이 닿았을 때 피부에 나타나는 증상을 침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침독은 일종의 접촉성 피부염입니다. 아기 피부에 피부보다 Ph가 높은 침이 묻은 채로 시간이 지나면, 그 침이 피부의 장벽을 무너뜨려 피부가 건조한 상태가 되고, 그 틈 사이로 외부의 균이 침투하게 되는 것입니다. 구강기 아기들은 구강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손에 잡히는 사물이나 손가락 등을 입으로 가지고 가게 되고, 그러면서 볼이나 턱에 침이 묻게 됩니다. 피부에 묻은 침을 바로 깨끗이 닦아주지 않으면 연약한 아기 피부가 바로 피부염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촉성 피부염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아이들은 성장을 하면서 아토피성 피부로 이어질 확률도 큽니다. 실제로 곧 두 돌을 맞이하는 우디도 지금은 침독이 완전히 없어진 상태이지만, 목과 다리 등에 아토피성 피부염이 자주 발생해 지금도 꾸준히 관리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침독 증상이 나타나는 아기들은 보호자가 옆에서 지속적인 관리와 예방을 해주어야 합니다.
2. '침독'에 효과 있는 로션, 크림
접촉성 피부염이 있는 아기를 2년 가까이 키워본 엄마로서, 누군가 저에게 '침독'에 효과 좋은 제품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제 대답은 "없다"입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육아 블로그와 같은 SNS에는 '침독'에 효과가 좋다는 고가의 화장품 광고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침독'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화장품은 일반 보습제에 불과합니다. 저 또한 주변 지인들의 추천을 받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그리고 SNS 인플루언서의 과대광고에 속아서 정말 다양한 보습제를 구매해 아기에게 발라보았습니다. 어떠한 보습제로도 눈에 띄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사용 중인 기초화장품 보다도 비싼 값에 구매한 보습제들이 많았지만, 결국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엄마 바디로션으로 전락했습니다. 물론 그 보습제들이 '침독'에 전혀 효과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침독'을 관리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보습"이기 때문입니다. '침독크림'이라고 알려진 유명한 보습제의 전 성분을 꼼꼼히 비교해 본다면, 그 성분들은 정말 다 비슷비슷합니다. 어떤 크림을 사서 발랐을 때 우리 아기 피부 염증에 도움이 되었다면 그건 보습력이 좋아서이지, 특정 성분이 들어가 있어서는 아닙니다.
3. '침독'과 접촉성 피부염 관리법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침독을 관리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습입니다. 아기가 분유나 이유식을 먹을 때 입 주변에 음식물이 묻는다면 즉시 깨끗한 거즈손수건으로 닦아냅니다. 저는 미지근한 물에 적신 거즈 손수건으로 수시로 아기 입 주변을 닦아주었습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물티슈는 아기 얼굴을 닦아낼 때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닦아낸 즉시 보습제를 발라줍니다. 금방 수분이 날아가버리는 로션보다도 크림타입의 보습제를 깨끗한 손으로 발라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로 저는 동네 구청에 임산부 등록을 하고 출산 선물로 받았던 보습제 크림이 있었는데, 싸구려 보습제라고 생각하고 제 바디로션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남편도 보더니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버리라고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크림 성분이 나쁘지 않아 보여서 아기 볼에 발라 보았다가 피부염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보고 지금까지도 그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 검색 결과 싸구려 로션은 아니었고, 피부과에서 접촉성 피부 아기들에게 처방해서 판매하고 있는 유명한 제품이었습니다.
4. 피부과 스테로이드 연고 처방
위의 사진은 우디가 '침독'이 가장 심했을 시기의 사진입니다. 이때는 보습제 사용만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어서 피부과에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았습니다. 아기도 염증이 생긴 피부가 간지러운지 자꾸만 손톱으로 볼을 긁으려 하고, 외관상 보기에도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았습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알려진 바와 같이 아기에게 오랫동안 사용하면 안 좋습니다. 스테로이드 성분의 연고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오히려 아기 피부를 얇고 약하게 만들어 추후에 다른 피부염을 유발할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는 아기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기의 심한 피부 염증을 가라앉히는데 분명히 효과는 좋습니다. 1-2회의 사용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침독'뿐만 아니라 다른 피부 관련 질환에도 소량 사용할 수 있으므로 처방 후 보관법을 잘 지켜 가끔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처방받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쌀알만큼 짜내서 아기 보습제에 섞어서 두 볼에 발라주었습니다. 피부과에서도 그렇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였습니다. 그런 방법으로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총 두 번을 발라주면 2-3일 내로 '침독'이 완화됩니다. 물론 위의 사진과 같이 심할 경우는 완화될 뿐이지, 자국이 아예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5. 23개월, 지금의 피부 상태
결론부터 말하자만, 우디는 18개월에 '침독'이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이 글을 읽는 어떤 엄마들은 18개월이 될 때까지 '침독'과 싸워야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엄마들은 그래도 언젠가 없어지긴 하는구나 안도할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18개월에 아기가 침을 전혀 안 흘리게 되어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시기가 되니 피부에 무엇인가가 묻으면 자기 스스로 옷이나 휴지를 이용해서 직접 닦으려 했습니다. 밥을 먹을 때도 입 주변에 무엇인가 묻으면 휴지나 손, 옷소매를 이용해 닦아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얼굴에 특별히 보습을 자주 해주지 않았는데도, '침독'이 더 이상 생기지 않는 것을 보면 성장과 함께 아기의 피부 장벽도 건강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아기 '침독'에 대한 저와 우디의 경험이었습니다. 마음고생도 많이 하고, 보습제에 돈도 많이 썼지만 결국에 지나고 보니 시간이 약이었다고 말하는 게 정답인 것 같습니다. 제 경험을 통해 아기 '침독' 때문에 고민하는 엄마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