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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족은 우디가 19개월이 되었을 때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왔습니다. 결혼, 임신, 출산 그리고 18개월의 육아를 지내온 정든 아파트를 떠나려니 너무 서운했지만, 첫 내 집마련의 꿈을 이루게 되어 기쁜 마음도 컸습니다. 그런데 이사 첫날부터 이사 온 것을 조금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1. 반갑지 않은 편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저희가 입주하기 전에 3개월 정도 비어있었던 집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이 집을 매매했을 때는 6월경이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9월에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신축 아파트였지만, 몇 가지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기도 했고, 제 육아휴직 후 복직 시기와 맞물려 있었기 때문에, 당장 이사를 하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3개월의 시간 동안 각종 수리, 도배, 가구배달, 입주청소 등으로 몇 번 외부인들이 빈 집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사 하루 전에 입주청소를 신청해 두어서 이른 아침에 집에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문 앞에 장문의 편지가 붙어있었습니다. 지난 몇 달간 층간소음으로 고통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집은 분명히 비어있는 집이었고, 인테리어업체나 다른 인부들이 집을 방문했던 날들도 평일 낮시간이었습니다. 그 일수도 손에 꼽을 만큼인데, 아랫집 부부는 마치 지난 3개월 내내 우리가 층간 소음을 일으킨 것처럼 편지에 썼습니다. 편지를 읽은 저는 당황스러웠고, 즉시 아랫집으로 내려가 벨을 누르고 사과한 뒤, 이런저런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2. 19개월 아기의 발망치 소리
우디가 돌이 지나자마자 걷기 시작해서, 이사 가기 전까지 6개월 정도는 집안에서 걸어 다니고 뛰어다니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이전 집에서는 아래층에 사시던 분들이 한 번도 층간소음으로 말씀이 없으셨던걸 보면, 그 집에도 우디 같은 아이가 있어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참아주셨거나, 낮시간에는 집에 안 계시는 분들이셨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죄송하면서도 고마운 일입니다.
우디는 아침 8시에 일어나서 9시에 어린이집에 등원합니다. 그리고 오후 5시에 집에 와서 저녁 9시에 잠이 듭니다. 집에서 아이가 층간소음을 일으킬만한 시간은 이렇게 하루 5시간이었습니다. 이사를 마치고 일상이 시작된 첫날부터 아랫집에서 서 인터폰을 통해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습니다. 아랫집분께 아이를 인사시키며, 조심하겠다고 사과드렸습니다. 그 길로 층간 소음 방지 슬리퍼를 구매하였고, 모든 구성원이 슬리퍼를 신고 생활했습니다.
다음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비슷한 시간에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전혀 뛰지 않은 날에도 전화가 왔습니다. 이 아파트가 층간 소음에 취약하다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아이가 걸어 다니는 소리만으로도 아랫집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것이 너무 속상했습니다.
3. 스트레스로 스스로를 때리는 아기
아랫집으로부터 계속 전화를 받으니, 우리 부부도 아기에게 뛰거나 쿵쿵 소리를 내며 걷지 못하게 교육시켰습니다. 두 돌도 되지 않은 아이가 이해할리가 없습니다. 그렇게 며칠간 아이를 달래도 보고 화도 냈습니다. 급기야 아기가 조금이라도 세게 걸으려 하면 아이를 들어 소파나 침대에 올리거나, 아이에게 뛰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아이는 이사를 오고 나서 갑자기 달라진 부모의 태도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그럴 때마다 본인의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4. 층간 소음 매트를 시공을 알아보다
저희 가족보다 몇 달 일찍 이사를 한 아기 엄마인 친구가 있는데, 이사를 하면서 혹시 몰라 층간 소음 매트를 시공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층간 소음 매트 시공에 대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시중에 판매 중이거나 시공 중인 거의 모든 종류의 층간 소음 매트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인터넷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정보는 광고를 목적으로 하는 리뷰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각 브랜드별로 단점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층간 소음 매트 리뷰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설명이, 100% 층간 소음을 차단할 수는 없고 층간 소음을 감소시키는 기능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소 실망스럽긴 했지만, 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5. 층간 소음 매트, 시공하길 잘했다
아이가 본인의 머리를 때리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아기에게 더 이상 스트레스 주고 싶지 않았고, 저도 아랫집 눈치를 보며 생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계약한 층간 소음 매트는 업계 1위를 아니었지만, 전반적으로 리뷰가 좋았고, 시공 후에 단점을 호소하는 후기가 제일 적어 보였습니다. 층간소음 매트의 두께는 적당했고, 디자인도 세련됐습니다. 전화로 예약한 지 1주일 정도 지나 시공자들이 집에 방문했고, 6시간 정도 시공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가 선택한 층간소음 매트는 화이트톤의 대리석 디자인이었는데, 시공이 끝나고 나서 둘러보니 집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바닥을 밟아보지 않으면 진짜 대리석을 깔았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바닥이 깔끔하고 고급스러워졌습니다. 매트의 재질도 부드럽고 폭신하여 아이가 정말 좋아했습니다.
6. 층간 소음 매트, 효과가 있을까?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매트를 시공한 후에도 전화가 오긴 했습니다. 매트를 시공하기 전에 2~3일에 한 번씩 전화가 왔었다면,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전화가 오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놀이하다가 흥분해서 장시간 뛰어다니는 날에 전화가 옵니다. 물론 층간 소음 매트를 시공했다고 해서 아이가 바닥에서 뛰도록 놔두지 않습니다. 지금도 언제나 아이에게 뛰지 않을 것을 지도하고, 되도록이면 아이가 앉아서 놀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정적인 활동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책 읽기, 블록 쌓기, 소꿉놀이 등 아이가 한자리에 앉아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7. 층간 소음 매트의 단점
첫 번째로 비용이 비쌉니다. 일반적으로 낱장으로 구매해서 사용하는 놀이매트보다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아마 견적을 내본 사람이라면, 예상보다 너무 비싼 금액 때문에 시공을 망설이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무거운 것을 올려두면 자국이 납니다. 무거운 가구나 소품들을 잠깐만이라도 매트 위에 올려두게 되면 깊은 자국이 생겨버립니다. 그래서 식탁 의자와 같이 뾰족한 가구에는 테니스공을 씌워놓거나, 무거운 가구는 한자리가 정해지면 그 위치를 바꿀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세 번째로 바닥 먼지가 너무 잘 보입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 집 매트는 화이트톤인데, 작은 머리카락이나 먼지가 바닥에 떨어져도 눈에 띄게 잘 보이기 때문에 수시로 청소기를 돌려 먼지를 제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