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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임신과 출산 전부터 커피를 중독적으로 좋아했습니다. 좋아했다기보다 커피를 마시는 것이 습관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아메리카노를 물 마시듯 항상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스케줄 근무를 하는 직업 특성상 밤을 꼴딱 새야 하는 날이 많기 때문에, 그런 날은 커피를 ‘수혈’ 하는 느낌으로 진한 커피를 수시로 마셨습니다. 저희 부모님과 친정오빠도 커피를 아주 좋아하시는 걸 보면 커피 중독도 집안 내력인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런 제가 임신을 준비하면서 걱정되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임신과 수유 기간에 커피를 먹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루에 평균 3-4잔의 커피를 마시던 저에게 임신을 하면 카페인 섭취가 태아에게 좋지 않아 커피를 끊어야 한다는 사실은 큰 걱정꺼리였습니다.
1. 우디마미의 임신 기간 중 커피 섭취
다행스럽게도 임신 초기에는 커피가 크게 당기지 않았습니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을 무렵, 경미한 입덧이 시작되었습니다. 입덧이 남들처럼 심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 시기에는 평소 좋아하던 식음료들에게서 조금 멀어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좋아하던 술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고, 즐겨 먹던 고기는 냄새도 맡기 싫었습니다. 애정하던 커피의 고소하고 씁쓸한 맛이 싫어서 상큼한 과일 주스만 찾았습니다.
임신 중기에 들어서면서 어느새 입덧은 사그라들고 식욕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그때부터는 끊었던 커피가 조금씩 생각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커피가 가장 당겼습니다. 마침 그 시기에 집 앞에 새로 생긴 커피숍에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판매하고 있었고, 임신 24주 정도 되었을 때 그 디카페인 커피를 시작으로 제 커피 사랑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2. 임산부의 적정 커피 섭취량
저는 임산부로서 과도한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면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정말 많이 찾아보고 고민하였습니다. 또한 커피 이외에는 다른 카페인 함유 음식을 섭취하지 않겠다 다짐했습니다. 카페인은 커피뿐만 아니라 제가 임신 전부터 즐겨 먹었던 콜라, 차, 초콜릿 등에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커피에는 카페인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가 구분되어 있지만, 다른 카페인 함유 음식에는 디카페인으로 구분되어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하루 300mg 이하의 카페인 섭취는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일부의 의사들은 150mg 이하라고 말하는 이도 있으므로, 저는 되도록이면 하루에 섭취하는 카페인의 청량이 150mg가 넘어가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이 즐겨 마시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의 Tall 사이즈 (344ml) 한잔을 기준으로 카페인은 약 150mg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면, 디카페인 아메리카노에는 일반 커피의 5% 정도의 카페인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의 카페인 함량이 20배 가까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저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실 때는 큰 부담을 갖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하루에 두 잔 이상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게 된 날에는 조금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저는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의 맛을 분명하게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커피를 만들어서 내놓는 직원에게 디카페인 원두를 사용한 것이 맞는지 재차 확인하곤 했습니다.
만약 커피를 많이 좋아하지만, 일반 카페인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의 맛의 차이를 분명히 알고 있는 임산부가 있다면 하루에 일반 아메리카노 커피 1잔 정도는 걱정 없이 먹어도 되고, 두잔 이상 마시게 될 경우에는 두 번째 커피부터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3. 커피 외 다른 카페인의 섭취
그러면 커피가 아닌 다른 음식들의 카페인 함유량이 어떤지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세계 사람들이 커피만큼이나 즐겨 먹는 음료인 콜라에는 캔당 약 23mg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녹차는 티백 1개당 약 25mg, 홍차는 47mg, 초콜릿은 10~25mg, 초콜릿우유는 약 84mg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가 콜라만큼 즐겨 마시는 사이다에는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다고 하니 본인의 하루 적정 카페인 섭취량을 결정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