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아기의 두뇌가 잘 발달하기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가 숙면입니다. 돌 전의 아기들은 보통 11~15시간을 숙면해야 두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아기가 잠을 푹 자지 못하면 정상적인 성장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기 숙면의 중요성은 오직 아기를 위해서만 중요한 것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출산과 육아로 심신이 지쳐있는 부모에게 아기가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수시로 깨거나 울어대면, 산후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이미 발현된 산후 우울증을 더 심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디는 신생아 때부터 잠을 깊이 못 자는 아기였습니다. 남들은 우디를 보고 순한 아이라고 했지만, 심신이 지쳐있던 당시의 저에게는 밤잠을 자지 않는 아이의 존재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밤에 잠을 자지 않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저의 경험을 공유해 봅니다. 

 

1. 두 시간을 재워도 잠들지 않는 아기

신생아 때부터 18개월이 될 때까지 우디는 아기띠를 하고 위아래로 흔들어 재워야 잠을 자는 아기였습니다. 재우는데 필요한 시간은 빠르면 30분 정도 걸렸고, 보통 1시간을 넘었습니다. 어떤 날은 3시간을 재워도 잠들지 않아서 제 무릎이 너무 아파서 펑펑 울어버린 날도 있었습니다. 아기를 재우는 시간이 너무 고통이었습니다. 11킬로에 육박한 아기를 아기띠로 안아 위아래로 흔들다 보니, 무릎과 허리가 정말 많이 약해졌습니다. 

 

2. 18개월간 새벽에 깨어나 울던 아기

우디는 18개월이 될 때까지 밤에 통잠을 못 잤습니다. 잠을 재우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새벽에 아기를 달래기 위해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이 더 힘들었습니다. 주변에 먼저 아기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힘들어하는 저에게 100일의 기적, 200일의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며 위로했습니다. 그러나 그 기적은 18개월이 될 때까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우디가 밤에 한 번도 깨지 않고 잠을 잤던 적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새벽에 2번 정도 일어나 이유 없이 울어댔습니다. 어떤 날은 분유나 우유를 배불리 먹이면 다시 잠이 들었지만, 어떤 날은 젖병도 거부하고 집이 떠나갈 듯이 울어대다 지쳐 잠들었습니다. 그런 날이 18개월이나 지속되며 저의 삶은 피폐해졌습니다. 우울감도 심했던 것 같습니다. 

 

3. 이사간 새집에서 잠 습관을 바꾸다

우디가 태어난지 19개월이 되었을 때, 저희 가족은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태어나 18개월 내내 생활하던 공간을 떠나 완전히 새로운 공간에서 잠을 자게 된 것입니다. 새집에서 우디는 드디어 통잠을 잘 수 있게 되었고 더 이상 아기띠도 필요 없이 누워서 자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것은 환경이 바뀐 탓이 아닙니다. 제가 우디와 방에서 누워서 놀아주다가 우디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해져서 잠든 척을 해보았습니다. 그날 유독 피곤했던 탓인지 우디가 제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는 스르륵 제 옆에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저는 우연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음날도 같은 방법을 시도했지만 성공이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들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더욱 기쁜 것은 아기가 그때부터 새벽에 거의 깨는 일이 없이 아침까지 숙면을 취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들어 아침 8시까지 11시간을 숙면합니다.

 

4. 모든 불을 끄고 부모가 먼저 누워라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기의 나쁜 잠습관이 지속되었던 이유는 제가 변화하지 않아서였던 것 같습니다. 많은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했고, 실패할 때마다 포기했습니다. 집의 모든 불을 끄고, 아빠와 엄마가 먼저 잠에 들어보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는데 한두 번 시도해보고 통하지 않자 포기했던 것입니다. 결국 바뀐 환경에서 우연히 시도해 보았을 때 성공했지만, 18개월이라는 시간은 저에게 너무 긴 고통이었기 때문에 더 빨리 바꾸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디처럼 잠들기 힘들어하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아기들을 키우는 부모가 있다면 18개월이나 좀비로 지내왔던 저의 모습을 공유하며 동지로써 위로가 되고 싶고, 결국은 잘 자는 아기가 된 우디의 모습을 통해 작은 희망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다른 아기들보다 부모를 힘들게 하는 아기라고 단정짓지 말고, 부모의 양육 방식을 바꾸거나 아이의 생활환경을 완전히 바꾸어보는 것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반응형